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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은 북한 주민과 탈북민 인권 존중에서부터 시작”

북기총, 북한 인권·신앙 자유에 대한 입장 첫 표명

기사입력 :2020-01-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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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기독교총연합회
▲왼쪽부터 북기총 목양국장 김강오 목사, 회장 이빌립 목사, 전 회장 강철호 목사, 선교국장 현비파 전도사. ⓒ이지희 기자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아 남북 당국자들이 평화공존, 평화무드로 가지만, 그 이면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인권에 침묵하고 남쪽에 들어온 수많은 탈북민의 사실적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2020년을 시작하면서 이제까지처럼 골방에서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야겠습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이사장 임창호, 회장 이빌립)가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신년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통일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첫 발자국을 내디뎌야 할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인권 보장과 신앙 자유, 제3국 탈북민의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문제 해결, 국내 탈북민에 대한 관심 및 북한 억류 선교사들 석방 등을 촉구했다. 북기총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과 신앙 자유, 탈북민 인권을 위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기총 사무총장 이무열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회장 이빌립 목사는 "성경이 말하는 인권, 인류의 보편적 인권이 무엇인지 우리는 다 잘 알고 있다"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남북 당국자들이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그 이면에 수많은 북한 주민이 북한 땅에서 여전히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많은 기독교인이 성경을 소지하고 '하나님'이라는 이름을 알았다는 이유로 평생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면서 "많은 나라에서 인권이 보장되는 전 세계적 흐름에도 북한에서는 왜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느냐"며 개탄했다.

이 회장은 "한국 현 정부도 평화를 운운하지만, 북한 주민의 인권은 외면하고 중국에 30여만 명의 북한 동포가 팔려 다니고 학대당하며 강제북송 당하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면서 "지난 11월 7일, 민주주의가 보장된 자유 대한민국에서 두 명의 북한 청년이 안대를 차고 재갈을 물려 북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 일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남과 북을 이어줄 통일의 자산인 이 땅의 3만4천여 명의 탈북민이 (북송당할 것을) 너무 불안해하고 있다"며 "현 정부는 깊이 반성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기총 전 회장 강철호 목사도 "북기총은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으로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탈북민을 돕고 품어가자는 생각으로 왔다"며 "그러나 평화를 노래하는 이때 북한 인권과 탈북민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어 우리가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사실 작년 한국에 왔다가 북송된 탈북 청년 두 명을 위해 우리가 기도만 하고 나서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돌이켜보니 우리가 너무 안일했고 너무 평화에 취해있었으며 이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우리 형제이고 가족이며, 만일 범죄자라고 해도 대한민국 법에 따라 이땅에서 처벌받아야 하는데 눈이 가려져 북송되는 것은 정말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평화는 손잡고 악수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동포의 인권이 보장되고 고통당하는 북한 주민이 해방되는 것이 바로 통일이고, 우리가 논하려는 평화"라며 "우리 기독교인부터 양심의 가책을 가지고 북한 동포를 위해 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철호 목사는 현 정부를 향해 "'사람이 우선'이라고 그렇게 외쳤던 정부가 북한 동포를 살려주지 않고 북으로 함부로 보내고 북한 인권에 대해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 말의 진실성을 볼 수 있겠나"라며 "평화를 외치는 정부는 북한 동포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평화임을 먼저 깨닫고, 이를 위해 일해주고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또 "우리가 사랑을 베풀고 도움을 주었으나 날로 악해지는 김정은 체제의 현실을 보며 평화에만 취해 있으면 안 된다"며 "현 정부가 북한 동포를 위해 북한 김정은 체제에 할 말을 당당하게 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이무열 목사의 사회로 8일 북기총 신년기자회견이 열렸다. 북기총은 이 자리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과 신앙 자유, 탈북민 인권을 위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지희 기자
"복음통일 위해 한국교회와 함께 신앙의 애국운동 할 것"

이 자리에서 북기총은 북한 주민의 인권 및 종교 자유 문제 해결과 평화적 복음통일을 위해 한국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철호 목사는 "한국교회와 탈북민 교회가 연합해 복음 사역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복음을 위해 일어날 때 한반도 평화가 더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목사는 "6.25 전쟁 이후 한국교회의 이런 특별한 사명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36년 일제 치하에서의 한국교회는 믿음과 눈물로 기도해 빼앗긴 나라를 찾았다"며 "이런 신앙의 애국이 지금 바로 일어나야 한다. 북기총은 신앙의 애국운동을 한다는 각오로 복음을 위해 사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독교회가 탄압당하는 동독의 동포를 살리는 데 앞장서면서 동독에 자유의 바람이 들어가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할 것이라는 말씀이 동독 사람들 안에 일어났다"며 "독일통일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서독교회와 같은 통일운동을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북한 정권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을 비롯한 여러 선교사를 위해서는 "이들이 정치적 간첩 활동을 한 사람이 아니고 북한 동포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신앙 운동을 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북한 동포에게 계속 알려주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부터 이런 여론이 확산하여 김정은 체제도 억류 선교사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빌립 회장은 "북기총은 한국교회와 함께 오랜 소원인 북한교회 재건, 국내 탈북민을 목회자, 선교사 등으로 잘 훈련하고 세우는 일, 탈북민 청소년, 청년 등 탈북민 다음세대를 일으키는 일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돌봐준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땅에 실질적으로 목회 활동 등 다양한 사역을 하는 탈북민 사역자들에 응원을 보내주고, 수많은 북한 지하 성도를 외면하지 말고 기도하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북기총 목양국장 김강오 목사는 개회기도를 하고, 북기총 선교국장 현비파 전도사는 북기총 신년 성명을 낭독했다.

2006년 탈북민 신학생 기도모임으로 시작한 북기총은 2012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해 북한교회 재건과 신앙 회복 운동, 탈북민 상담센터, 대안학교, 그룹홈 사역 등을 진행하며, 해외 탈북민 지원 및 선교, 북한 주민을 위한 구호 및 복음 사역 등을 하고 있다. 탈북민 목회자가 개척한 33개 교회가 회원교회로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북기총 신년 성명서 전문.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신년 성명서

2020년을 맞으며,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소속 교회와 북한출신 목회자, 북한사역자들과 북한의 지하교회, 그리고 탈북하여 제삼국에서 방황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에게 성삼위 하나님의 임마누엘 축복이 함께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신년을 맞으며 저희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하나님의 평강이 한반도를 보호하시며, 북한주민들이 신앙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사회로 더욱 한 걸음 나아가며, 제3국에서 방황하는 우리 자매, 형제들이 강제북송으로 인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해방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대한민국에 입국한 3만 3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더욱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어두운 과거의 아픔들을 딛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다사다난 했던 지난 2019년을 돌이켜보면 먼저 대한민국이 평화롭게 한 해를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남북의 평화적 공존과 북미간의 적극적인 대화로 인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인권이 유린되고, 생계를 위해 이웃 국가에 인신매매되며, 남한에 먼저 온 가족들과 함께 살기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수천 킬로의 삼엄한 경비와 높은 산과 깊은 악어 강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오는 이들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또 그 과정에 체포되어 강제북송이 되어 목숨을 잃거나 감옥에 끌려가는 아픈 일들도 수없이 일어났습니다. 가족 잃은 이들의 괴로움을 바라보며, 그들의 고통소리를 들을 때에 저희들은 대한민국이 평화로워 감사하다는 말하기조차 부끄러워졌습니다. 지금도 제3국의 감옥 곳곳에, 북한보위부 구치장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다 체포된 이들이 죽음의 공포 속에서 떨고 있습니다.

저희는 평화적 분위기 이면에 감춰진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소중하고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도 지켜야하는 것이 평화라고 하지만 그 이유로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에 대하여 수수방관하고, 살려달라고 애타게 애걸하는 자들을 향해 눈과 귀를 막는 것을 합당하게 여겨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지난 11월 7일 현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을 극비리에 북한으로 송환하였습니다. 정부의 발표처럼 극악무도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적인 공감을 거쳐 북한으로 송환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왜 그들에게는 법과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는지에 대하여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특별히 이 사건을 통해 정치적 수단으로 북한주민의 존엄과 생명이 이용될 수 있는 악한 선례를 남긴 것에 대하여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러한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사건들이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대통령뿐 아니라 앞으로도 절대로 반복되지 않아야함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특히 대통령님과 정부기관들이 하나님 앞과, 이 민족의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하는 태도를 가져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대한민국 교회와 국민들에게 호소합니다.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주시고 어떤 정권이든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경시하며,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지켜봐주십시오.

또한 국제사회는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이 핵문제에 가려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북한인권문제가 북한핵협상의 카드로 사용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평화적통일을 원한다고 하는 북한정권에는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북한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입쌀밥보다 신앙의 자유이며, 비단옷보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이며, 고래 등 같은 기와집보다 혈육들 간의 자유로운 왕래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기독교 박해를 멈추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십시오.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가시채를 뒷발질하는 고생이 될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허락한다면 북한은 더욱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며 통일은 평화적으로 더욱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지난해 저희들은 고 한성옥 모자의 죽음을 통해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소속 교회들과 회원분들이 자신들의 역할이 부족한 것에 대하여 돌아보며 앞으로 이러한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회와 특히 탈북민기독교인들의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을 당부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각종 다단계와 여러 종류의 사기로 피해를 입고 있으며, 법 앞에서 말투와 행동 때문에 공정한 판결을 받지 못하는 등의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성옥씨 사건과 두 명의 선원을 비밀리에 북송시킨 사건으로 말미암아 더욱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탈북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북한정권의 탈북민사회에 대한 개입과 조작이 있을까 두려워하고 분노하는 탈북민들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탈북민 정책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정부는 분명하고 정확하게 이번 사건에 대하여 밝히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인권은 보편적인 가치이며, 우선순위에 따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통일도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에서 첫 발자국을 내딛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님들이 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무사 귀환할 수 있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정부도 세 분의 선교사님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하여 힘써주시기를 바랍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2020년에 정의가 물같이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이 한반도에 흘러넘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북한주민들이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더욱 존중받는 삶을 살아가는 한 해가 되고, 북한에서 탈출하는 탈북민들과 중국에서 방황하는 많은 자매, 형제들을 영육간의 구원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입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을 품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상처를 싸매주며, 아파 울던 자에서 치유하는 자로 많은 사명자들을 세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어둡지만 우리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북한의 폭정이 남긴 깊은 상처는 제도가 아닌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만이 치유 될 것입니다.

끝으로 새로운 한 해도 북한기독교총연합회의 소속교회들과 북한출신 목회자, 북한사역자들은 더욱더 주님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한반도와 열방을 향한 주님의 뜻을 이루어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0년 1월 8일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일동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이빌립 목사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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